[내 생각은] 꼭지 없는 수박을 유통시켜야

입력 2015-05-13 21:00   수정 2015-05-14 05:31

동네 마트의 수박에는 ‘T자’ 형태의 수박 꼭지가 붙어 있다. T자 꼭지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600여억원이나 된다. 수박 생산액이 연 1조원(2013년) 수준이므로 전체 생산액의 5~6%가 T자 꼭지 유지에 쓰이는 셈이다. 시장에서 꼭지 수박을 원하다 보니 작업 도중 꼭지가 떨어지면 자식 같은 수박을 버려야 한다.

꼭지 수박은 시장 상인들이 꼭지가 마른 정도에 따라 수박의 신선도를 파악하던 관습과 제도(농수산물품질관리법)가 낳은 산물이다. 현행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5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5조(농산물 표준규격) 등급 판정 기준에서 수박의 신선도를 ‘꼭지가 시들지 않고 신선하며, 과피가 단단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수박 꼭지는 신선도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꼭지가 붙은 수박은 꼭지 자체의 호흡과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수분 손실이 커 신선도가 빨리 떨어진다. 수박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당도이지 신선도와는 관계가 없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T자 수박 꼭지 유통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제도 개선과 더불어 시장 상인들의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상인들이 꼭지가 붙어 있는 수박을 선호한다면 농민은 비용이 들더라도 상인들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인들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는 공영시장에 출하하는 수박은 꼭지를 잘라서 출하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생산자도 출하 날짜, 당도를 표시하는 등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대성 <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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